글또 9기 후기
작년 11월쯤부터 시작한 글또 9기 활동이 끝났다.
글과 코드는 닮았다는 생각에, 글도 잘쓰고 개발도 잘하고 싶어서 시작했던 활동이다.
총 8개의 글을 작성했고, 그중 2개의 글이 큐레이션에 채택되었다.
또 커피챗은 2번, 스터디는 1번 진행했고, 프론트/모바일 빌리지 반상회에서 운영진으로 참여했다.
해당 과정에서 배운 것들을 기록하고, 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회고를 작성해보려 한다.
글쓰기 회고

글은 총 8회 제출했는데, 처음 목표로 했던 것보다는 적어서 많이 아쉬웠다. 뒤로 갈수록 글을 쓸만한 소재가 떨어지기도 했고, 개인적으로 동기부여도 잘 안되었던 것 같다.
기왕 글을 쓰려면 글을 '잘' 써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방법을 몰랐다. 물론 많이 읽고 쓰면 자연스럽게 글쓰기 능력이 향상되겠지만, 나는 좀 더 빠른 길을 찾고 싶었다.
마침 글또에서 지원해준 강의 중 기술블로그로 알아보는 테크니컬 라이팅 강의가 있어서 듣고 후기를 작성했다.
강의를 듣고 후기까지 작성하면서 기억에 남은 한가지는, 독자를 명확히 설정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글또 이전에 기술 관련한 글을 작성할때마다 항상 드는 고민이 있었는데, '대체 이걸 어디까지 설명해야 하지?' 였다.
왜냐하면 글을 작성할 수 있는 시간은 한정되어있고, 내 글을 읽는 독자의 배경지식은 0일수도, 100일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최대한 많은 내용을 정확하게 전달해야 한다는 완벽주의에 사로잡혀 글을 쓰고싶은 생각이 점점 사그라드는 문제가 있었다.
물론 아직도 완벽주의는 완벽하게 버리지 못했지만, 독자를 설정하고, 그들의 입장에서 글을 작성하니 글쓰기가 조금 수월해졌다.
여기에 저절로 글을 쓰고 싶어질만한 좋은 경험 + 운영진분들이 글을 좋게 봐주셔서 큐레이션에도 두 번이나 선정될 수 있었다.
이런 경험을 할 수 있게 해준 회사와, 운영진분들, 그리고 읽고 후기를 남겨주신 모든 분들에게 참 감사하다.


개인적으로 아쉬웠던 점은, 2주마다 글을 작성해야 하는 스케줄은 글로 쓸만한 경험을 하기에는 너무 짧은 시간이었다.
물론 ''글로 쓸만한 경험''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의 경우에는 욕심을 버리지 못했다.
몇 번 큐레이션에 선정되고 나니 그 욕심이 더더욱 커졌다.
그래서 예치금과 자존심을 사수하기 위해 작성한 몇몇 글들은, 외부에 공개하기 부끄러워 다른 블로그에 작성해서 올리기도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냥 예치금을 잃는게 더 떳떳한 행동이었을텐데, 참 아쉬운 행동이었다.
커뮤니티 회고
글또에서는 글쓰기 활동 외에도, 커뮤니티 활동도 적극 장려하고 있다.
첫 커피챗은 같은 글또 조원들끼리 모여서 얘기를 나눴다.
다른 회사에서 일하는 비슷한 연차의 개발자들을 만나서 이런저런 얘기들을 많이 들었는데, 다들 각자만의 고민이 있어서 이야기를 듣는게 재밌었다.
원래 커피챗을 하면 인증 사진을 올리는게 규칙인데, 인증 사진을 올리는 것도 까먹을 정도로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를 나눴다.
두 번째 커피챗은 같은 글또 조원분께 1:1 커피챗 요청을 드렸다.
개인적으로 어떤 커리어를 그려가야 할지 고민이 많은 요즘이라, 같은 직군에서 나보다 조금 더 연차가 있는 개발자와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었다.
다행히도 흔쾌히 수락을 해주셨고, 공부 방향, 커리어 등 많은 부분에서 조언을 들을 수 있었다.
질문 목록을 따로 적어갈 정도로 긴장을 많이 했는데, 발표 경험도 많은 분이셔서 그런지 금방 편하게 해주셔서 너무 좋았다.
그때 들은 조언들은 현재 나의 커리어 고민에 많은 부분 영향을 끼치고 있다.
나도 언젠가 누군가에게 커리어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사람이 되면 좋겠다.
커피챗 외에도 글또에서는 다양한 스터디, 소모임이 진행됐는데, 나는 일정상 스터디 하나에만 참여할 수 있었다.
내가 참여한 스터디는 도커 + 쿠버네티스 스터디로, 인프라 쪽에도 조금 관심이 있어서 참여하게 되었다.
스터디 방식은 매주 강의를 듣고 공부한 내용을 PR로 올린 뒤, 화상통화로 한 두명을 추첨하여 공부한 내용을 발표하는 방식이었다.
발표자를 추첨하는 방식은 자신이 발표자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공부를 안해갈래야 안해갈수가 없는 시스템이라 좋았다.
이런 시스템을 제안해주시고, 항상 밝은 모습으로 스터디를 진행해주신 스터디장님과, 스터디원분들에게 감사드린다. 그분들이 아니었다면 절대 완주하지 못했을 것 같다.
해당 스터디를 진행하면서 얻은 도커, 쿠버네티스 지식은 현업에서도 종종 쓰이고 있어서 역시 배우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 주 스터디가 끝난 날 다같이 찍었던 인증샷
글또에서는 매 기수마다 각 직군별로 빌리지 반상회라는 오프라인 밋업을 진행한다.
나의 9기 마지막 글또 커뮤니티 활동은 이 빌리지 반상회에 운영진으로 참여한 것이었다.
내가 맡은 업무는 발표자 케어로, 밋업에서 기술 발표를 맡으신 분들과 운영진 사이의 커뮤니케이션과 및 당일 발표가 원활히 진행되도록 돕는 일을 했다.
밋업 당일 다른 운영진분이 찍어주신 사진
마치며
글을 꾸준히, 잘 쓰고 싶다는 생각에 시작한 모임은 원래 목표로 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내게 가져다주었다.
글을 작성하면서 나 자신에 대해 더 알 수 있었고, 무언가를 꾸준히 한다는게 얼마나 힘든 건지도 배웠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각자가 가진 고민들과 성취를 들으면서 자극을 받았고, 내 세상이 조금 더 넓어지는 경험을 했다.
다음 10기가 글또의 마지막이라고 들었는데, 꼭 참여해서 더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깊이있는 글을 쓸 수 있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